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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3 "정후 리! "… 2루타 1위+3루타 2위, 오라클 파크 지배자

담바우1990 2025. 4. 23. 10:29

250423 (목) "정후 리! "… 2루타 1위+3루타 2위,

오라클 파크 지배자

 
 

이 정도면 오라클파크의 지배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 만에 치른 홈 경기에서 오라클 파크의 환경을 제대로 이용하는 타구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8타수 무안타의 침묵도 스스로 끊어냈다. 이정후는 4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지난 4월 21일 에인절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끊겼다. 이날 역시도 1회 첫 타석 2루수 땅볼, 3회 두 번째 타석도 유격수 땅볼, 5회 1사 1루에서도 2루수 땅볼로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전날 경기 포함해 8타수 무안타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었다. 팀도 0-2에서 2-2를 만들었을 뿐 뒤집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6회 윌머 플로레스의 역전 솔로포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추가점이 필요했다. 이정후가 쐐기점이 필요한 순간 등장했다. 이정후는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앞서 윌리 아다메스가 1사 1루에서 3루수 땅볼을 때렸지만 전력질주로 병살을 모면했다. 이정후에게 기회가 왔다. 마운드에는 좌완 투수 제러드 케이닉이 있었다. 좌투수 킬러의 면모를 발휘해야 할 때, 이정후는 본색을 드러냈다.

 

몸쪽 93.5마일(150.5km) 싱커가 볼이 됐고 2구째 93.1마일(149.8km) 싱커가 한 복판으로 들어왔다. 이정후의 스윙 궤적에 제대로 걸렸고 102.2마일(164.5km)의 총알 같은 타구는 우중간 가장 깊숙한 코스로 향했다. 1루 주자 아다메스가 홈을 밟기에 충분했고 이정후는 3루까지 향했다. 적시 쐐기 3루타로 4-2로 격차를 벌렸다. 이정후의 시즌 2번째 3루타. 

오라클 파크에는 원정 10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 특히 원정 10연전 기간 동안 누구보다 뜨겁게 타오른 채 홈으로 돌아온 이정후를 향해 ‘정후 리!’ 챈트를 우렁차게 외쳤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계정은 이정후의 3루타 영상을 공유하며 ‘정후리! 챈트가 울려퍼진다’고 적었다.  어쩌면 이정후가 앞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타격과 결과를 재확인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이정후가 앞으로 계속 뛰어야 할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는 타자들, 특히 좌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하면 오라클 파크의 최근 3년 파크팩터는 96이다. 현재 운영 중인 28개 메이저리그 구장(애슬레틱스와 탬파베이는 현재 마이너 구장 사용 중) 가운데 27위다.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타구장보다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이고 100이하면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이라고 평가한다. 오라클 파크는 기본적으로 투수 친화 구장이다. 

 

특히 오라클 파크의 홈런 파크 팩터는 80이다. 타구장보다 20% 가량 홈런이 덜 나온다는 의미다. 여기에 좌타자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파크 팩터는 77까지 떨어진다. 우측까지 거리가 309피트(94m)로 짧은 편이지만 24피트(7.3m)의 높은 담장이 버티고 있다. 또 담장 뒷편의 맥코비만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맞바람까지 이겨내야 하는 악조건이다.

 

여기에 우중간 담장까지 거리는 421피트(128m)로 상당히 깊다. 웬만한 거포가 아니면 담장을 넘기기 힘든 환경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외야 우중간이 깊숙하기에 그 방면으로 타구를 보내면 2루타 혹은 3루타를 만들기 용이하다. ‘갭 히터(Gap hitter)’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현재 이정후에게 부합하는 타격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정후는 2루타 10개, 3루타 2개로 이 부문 각각 메이저리그 전체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홈런은 3개에 불과하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 숫자도 리그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홈런을 칠 수 없다면 2루타 혹은 3루타로 생산력을 끌어올리면 된다는 것을 이정후가 보여주면 된다. 이날 3루타가 대표적인 예다. 홈런을 못 치더라도 우중간 쪽으로 타구를 보내게 되면 빠른 발로 2루타 이상의 장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장타의 분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올 시즌 이정후의 장타 중 홈런 3개는 모두 원정이었던 양키 스타디움(좌타자 친화 구장)에서 뽑아냈다. 2루타 10개 중 4개를 홈에서 기록했지만 이는 홈에서 7경기, 원정에서 15경기를 치렀기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격차다. 대신 3루타 2개는 모두 오라클 파크에서 때려냈다. 

‘MLB.com’은 이날 이정후의 3루타 주루 직캠을 SNS에 공개하면서 ‘이정후의 닉네임이 왜 바람의 손자인지를 알아보자’고 했다. 이정후가 우중간 타구를 치고 3루까지 쏜살같이 내달리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담겼다.  홈런을 못 쳐도 이정후가 비판 받을 이유는 없다. 이정후 만의 타격 방식과 적응력으로 홈런에 버금가는 타격 생산력을 과시할 수 있다. 이정후가 ‘오라클 파크의 지배자’로 불리는 날도 머지 않았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