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때죽나무 / Japanese Snowbell

담바우1990 2022. 5. 17. 04:19

때죽나무  /  Japanese Snowbell

 

 

동의어 : 야말리(野茉莉(, 오색말리(五色茉莉), 금대화(錦帶花), 제돈목(齊墩木)

분류 : 현화식물문 > 목련강 > 감나무목 > 때죽나무과 > 때죽나무속

학명 : Styrax japonicus Siebold & Zucc.

개화기 : 5, 6

꽃색깔 : 흰색

 

만약 나뭇잎이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처럼 똑같이 생겼다면 자연은 얼마나 단조롭고 심심할까. 다행히 하느님은 세상을 그렇게 재미없게 만들지는 않았다. 나무마다 천차만별의 모양이 있기에 나무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찾아 종류를 알아내게 된다. 때죽나무는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는 잎 모양을 가지고 있다. 뚜렷한 잎의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갸름한 잎에 잎맥이 있고, 잎자루가 적당한 길이로 달려 있는 흔하디흔한 보통의 잎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 나무를 공부할 때 가장 애먹는 나무가 바로 때죽나무다. 대체로 어린이날을 지나면서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처럼 5월의 화창한 날, 때죽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 그것도 띄엄띄엄 감질나게 하나씩 피는 게 아니라 2~5송이씩 모여 소곤소곤 재잘대는 아이들을 보듯, 나무 전체를 뒤덮을 만큼 많이 핀다.

 

동전 크기만 한 다섯 개의 꽃잎을 살포시 펼치면서 가운데는 하나의 암술과 노란 수술 10여 개가 이를 둘러싼다. 수술은 꽃이 활짝 피면 연한 갈색으로 변하는데, 흰 꽃의 심심함을 보완해주는 포인트다. 꽃들은 모두 한결같이 다소곳하게 아래를 내려다보고 피는 모습이 부끄럼을 타는 사춘기 소녀처럼 정겹다. 열흘 남짓한 비교적 짧은 꽃 세상이 끝나면 이어서 열매가 열리기 시작한다. 수많은 열매는 머리를 아래로 향하여 조롱조롱 귀엽게 매달려 있다. 열매는 새끼손가락 첫 마디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타원형이나 때로는 머리가 뾰족하기도 하며, 익으면 은회색이 된다. 안에는 딱딱한 씨앗이 하나씩 들어 있다. 겨울을 넘기면서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씨앗이 그대로 드러난다.

 

열매껍질은 사포닌(saponin)이란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사포닌은 식물에 흔히 들어 있는 성분으로서 피를 맑게 하고 이뇨효과가 인정되는 약용성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에고노끼라는 일본 이름에서 딴 때죽나무의 에고사포닌(egosaponin)은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어독(魚毒)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일부 지방에서는 고기잡이에 이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사포닌이란 말 자체에 비누란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설익은 과일껍질을 찧어 비누처럼 빨래를 할 때 이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씨앗은 기름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쪽동백나무 씨앗과 함께 유지(油脂)식물로 이용되었다.

 

때죽나무는 키 7~8미터에 아주 굵어야 한 뼘 남짓하다. 자연 상태에서는 수분이 좀 있는 계곡을 따라 잘 자란다. 조금 여유가 있는 공간에 정원수로도 제격이다. 하얀 꽃과 앙증맞은 열매가 무더기로 열리는 나무 자체의 매력을 뒤늦게 인정받아 정원수로 심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공해에 강하고 도심지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도시의 가로수로도 바람직하다. 줄기는 흑갈색으로 어릴 때는 거의 갈라지지 않으나 나이를 먹으면 얕게 세로로 골이 진다. 크게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서 목재로서의 쓰임은 많지 않으나, 재질이 고르고 거의 흰색에 가까운 목재 색깔을 가지며 질겨서 휘는 재료로 쓸 수 있다. 소형장난감, 장기알 등 간단한 생활 기구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물명고에서는 열매를 제돈과(齊墩果)라 하였으나, 쓰임은 따로 적혀 있지 않다. 또 다른 이름으로 매마등(買麻藤)이라고도 하는데, 실제 매마등(학명 Gnetum montanum)은 중국 남부에서 자라는 다른 약용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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