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구기자(枸杞子)/ Chinese Wolfberry

담바우1990 2022. 7. 18. 16:13

구기자(枸杞子)/  Chinese Wolfberry

 

동의어 : 첨채자(甛菜子), 천정자(天精子)

분류 : 속씨식물 > 쌍떡잎식물강 > 통화식물목 > 가지과 > 구기자나무속

학명 : Lycium chinense Mill.

서식지 : 마을 근처 둑이나 냇가

크기 : 1m ~ 4m

꽃말 : 희생

 

전래 나무타령에 보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란 대목이 나온다. 웃음부터 나오는 재미있는 가사다. 하지만 어디를 봐도 구기자나무는 마음 놓고 깔고 앉을 만큼 만만한 나무가 아니다.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가시가 붙어 있으니 함부로 대하기 어렵다. 구기자의 어원을 찾아보면 중국 이름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원래 이름은 탱자()와 같이 가시가 있고, 고리버들()처럼 가지가 길게 늘어져 있다는 뜻으로 구기라고 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열매를 뜻하는 ()’를 덧붙여 구기자나무가 되었다. 구기자나무의 순우리말 이름은 괴좃(괴좆)나무. 이 이상한 이름의 어원을 찾을 수는 없으나 어쨌든 부르기가 좀 거북살스럽다.

 

구기자나무는 먼 옛날 중국에서 들어온 키 작은 갈잎나무다. 보통 1~2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는데, 기댈 곳이 있으면 4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땅에서부터 많은 줄기를 뻗어 자라면서 바로 서지 못하고 밑으로 늘어진다. 마치 덩굴나무처럼 보이며, 개나리의 가지 뻗음과 비슷하다. 늦여름에서부터 초가을에 걸쳐 보라색 꽃이 하나씩 피며 바로 열매가 열린다. 양지바른 돌담 자락, 땅이 비옥하고 물 빠짐이 잘되는 곳이 구기자나무가 좋아하는 터전이다. 초가지붕과 나지막한 돌담으로 둘러싸인 우리의 전통 시골에서 구기자나무가 만들어내는 산울타리는 어울림이 좋다. 열매는 앵두나 산수유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붉은 입술을 연상케 할 만큼 매혹적이다.

 

구기자나무가 우리 가까이에서 살아가게 된 것은 빨간 열매가 약용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1) 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의 동의보감까지 구기자의 쓰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간장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노화를 늦추는 묘약이라고도 한다. 술을 담그면 강장 및 피로회복에 좋다. 이처럼 주로 열매의 약리 효과가 알려져 있으나, 잎과 뿌리도 약용으로 큰 자리를 차지한다. 새싹이 나올 때쯤의 어린잎을 따다가 차를 만들어 먹으면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지골피(地骨皮)’라는 이름의 뿌리는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해열작용도 있다고 한다.

 

구기자는 가히 만병통치의 효능을 갖춘 약재인 셈이다. 물론 과학적인 근거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나 구기자는 사람들에게 약용식물이란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구기자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전설이 하나 있다. 옛날 중국 강서지방의 한 선비가 길을 가다가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다. 열 일고여덟 살 남짓한 앳된 소녀가 호호백발 노인을 매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아하게 여긴 선비는 소녀에게 사연부터 물어보았다. “실은 이 노인이 내 아들인데, 약 먹기를 싫어하여 이렇게 머리가 하얗게 되었습니다. 내 이 녀석에게 약을 먹이려고 매질 중입니다라고 했다. 소녀의 나이를 물었더니 395살이라는 것이다. 놀란 선비는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려 소녀에게 절을 하고, 그 비법을 알려 달라고 애걸하였더니 구기자라고 일러주었다. 이후 그 선비도 구기자를 상비약으로 먹고 3백 년 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중국 사람들에게 이 정도의 허풍은 보통이다.

 

위의 이야기는 구기자에 대한 여러 비슷한 이야기 중에서 한국민속식물2) 에 실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구기자의 효능을 강조하기 위해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터이지만 적어도 건강식품으로서 예부터 널리 쓰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가을날 구기자나무의 빨간 열매는 약용식물뿐만 아니라 관상용으로도 가치가 있다. 그러나 구기자의 가장 큰 단점은 탄저병과 흰가루병에 너무 약해서 그대로 두었다가는 제대로 된 모습을 관찰하기가 어렵다. 전문 재배단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난 구기자나무는 초여름부터 대부분 병든 상태로 우리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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