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진달래, 杜鵑花 / Korean Rosebay

담바우1990 2022. 3. 16. 17:03

진달래,  杜鵑花  /  Korean Rosebay 

 

분류 속씨식물 > 쌍떡잎식물강 > 진달래목 > 진달래과 > 진달래속

원산지 아시아

크기 2m ~ 3m

학명 Rhododendron mucronulatum Turcz. var. mucronulatum

꽃말 절제, 청렴, 사랑의즐거움

용도 장식용, 양조용, 약용 등

 

진달래꽃은 산 넘어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을 완연히 느낄 때 즈음에 피기 시작한다. 동네 앞산은 물론 높은 산꼭대기까지 온 산을 물들이는 꽃이다. 진분홍 꽃이 잎보다 먼저 가지마다 무리 지어 피는 모습은 고향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잠시 유년의 추억으로 되돌아가게 해준다.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고 노래했다. 꽃 대궐의 울타리는 산 능선을 이어 달리듯 펼쳐진 자그마한 키의 아기 진달래 꽃밭으로 만들어진다.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하여 육종이란 이름의 성형수술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자연 미인이다.

 

진달래는 비옥하고 아늑한 좋은 땅은 우악스런 경쟁자들에게 모두 빼앗기고 생존의 극한 상황인 산꼭대기로 쫓겨난 나무나라의 가난한 백성이다. 바위가 부스러져 갓 흙이 된 척박하고 건조한 땅, 소나무마저 이사 가고 내버린 땅을 찾아 산꼭대기로 올라왔다. 잎파랑이란 공장을 돌리는 데 꼭 필요한 수분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식물들이 싫어하는 산성토양에 적응하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가난하지만 이웃과 사이좋게 오순도순 모여 그들만의 왕국을 만들었다. 이런 땅에는 경쟁자가 많지 않다. 형제간인 철쭉이나 산철쭉이 경쟁자이나 서로 뒤엉켜 이전투구를 벌이지는 않는다. 적당히 영역을 나누어 살아간다. 다만 진달래 꽃밭이 엉뚱한 이유로 차츰 없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산림보호 정책의 성공으로 숲이 우거지면서 진달래가 터전을 마련할 양지바른 땅이 자꾸 줄어들기 때문이다.

 

남부지방에서는 진달래보다 참꽃나무란 이름에 더 친숙하다. 가난하던 시절에는 진달래가 필 즈음이면 대체로 먹을 양식이 떨어져 배고픔이 일상일 때이다. 굶주린 아이들은 진달래꽃을 따먹으며 허기를 달랬으므로 진짜 꽃이란 의미로 참꽃이란 이름을 자연스럽게 붙였다. 식물도감에 보면 제주도에 참꽃나무가 있다고 나와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참꽃은 진달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진달래란 말의 어원은 달래에 접두어 진()이 붙은 형태로 짐작하고 있다. 달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봄나물뿐만 아니라, 달래란 이름이 흔하듯이 꽃을 나타내는 다른 뜻도 있었던 것 같다.

 

같은 진달래도 토양산도와 유전형질에 따라 빛깔이 조금씩 달라진다. 빛깔에 따라 꽃잎 색이 연한 연()달래, 표준색깔의 진()달래, 아주 진한 난()달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어린 소녀 시절부터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하는 젖꼭지 빛깔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의 옛 문헌에 나오는 진달래는 모두 두견화(杜鵑花)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중국의 전설에서 유래한다. 중국의 촉나라 망제(望帝) 두우는 손수 위기에서 구해준 벌령이란 신하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국외로 추방당한다. 억울하고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죽어서 두견이가 되어 촉나라 땅을 돌아다니며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어댔는데, 그 피가 떨어져 진달래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견이의 울음소리가 중국 사람들에게는 그네들 발음으로 돌아감만 못하다는 뜻의 부루구이(不如歸)’라고 들리는 듯하여 이런 전설이 생겼다는 것이다.

 

서울 수유리에 있는 4월 학생혁명 기념탑에는 해마다 4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 묻은 혼의/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해마다 4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 되살아/피어나리라라는 신동엽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진달래는 이렇게 안타까운 비극의 현장에 있었던 꽃인가 보다. 진달래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라며 키가 3미터 정도이고 밑에서부터 여러 개의 줄기가 올라와 자란다. 우리나라 산의 큰 나무로 소나무와 참나무가 대표라면 작은 나무의 대표는 진달래다. 이처럼 진달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꽃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대표 꽃이다. 선비들의 시가 속에 수없이 등장하며 꽃잎을 따다 두견주를 담아 마시고 꽃전을 부쳐서 나누어 먹으며 봄날의 하루를 즐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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