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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6 한국 재계의 거목 '하늘나라로'…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담바우1990 2020. 10. 26. 04:20

201026 (월)  한국 재계의 거목 '하늘나라로'…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0월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5개월만이다. 삼성은 이날 이건희 회장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2014년 5월 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까지 받고 소생해 치료를 이어왔다.이후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은 선친인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과 박두을 여사의 3남 5녀 중 일곱번째이자 막내아들로 태어난 이건희 회장은 경남 의령 친가로 보내져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1947년 상경해 학교를 다녔고 1953년 선진국을 배우라는 부친의 엄명으로 일본 유학을 떠났다.

 

어린시절 영화 감상과 애완견 기르기 등에 심취했고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에는 레슬링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 중이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1970년대 이건희 회장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며 하이테크 산업 진출을 모색했고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삼성의 해외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유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쓰라린 실패를 맛본 이건희 회장은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 20여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애초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호암의 눈밖에 나면서 이건희 회장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1982년에는 양재대로에서 덤프트럭과 교통사고가 나서 아찔한 순간을 넘기기도 했다.

 

1987년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그룹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993년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가 분할이 거의 완료된 뒤 삼성전자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작심발언으로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경영, 질경영, 디자인경영 등으로 대도약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건희 회장은 남다른 집념으로 삼성을 키웠다. 1987년 1조원이던 시가총액을 2012년 390조원대로 40배나 성장시켰고 총자산 500조원의 외형을 만들었다. 2006년 글로벌 TV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애플을 따라잡고 스마트폰시장 1위를 달성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20여개 품목의 글로벌 1위를 일궈냈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각종 수사로 홍역도 치렀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아야 했으며, 특검팀에 의해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되자 2008년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등을 발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계·체육계 건의로 단독사면된 이건희 회장은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했고 조직 재정비와 삼성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헌신했다. 삼성전자가 카피캣의 오명을 씌운 애플을 추월하는 데도 고인의 집념이 큰 역할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국내 1위 부호 삼성 이건희… 자산 18조 어떻게 처리되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25일 타계함으로써 그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과 자산의 향후 처리 방향에 재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중인 주식 평가가치만 18조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1위 부호인만큼 그의 자산의 행방이 삼성의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월 23일을 기준으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삼성생명4151만9180주(20.76%)이며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등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월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이던희 회장의 지분 가치는 18조2250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분 중에서 핵심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기존에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의 1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였다. 이에 따라 '이건희 회장→삼성생명→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당장 이건희 회장이 보유중인 지분을 모두 상속받을 경우 현행법에 따라 상속세만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주주 할증까지 더해진 것이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에서도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상속세 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등 오너가가 물려받기에도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문화재단 등 총수 일가가 출자한 공익재단에 지분을 환원하는 방법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로 있는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가 외형상 흔들림이 없다는 점에서도 향후 이 회장의 지분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더욱이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과정에서 사회 안팎에서 이건희 회장의 지분 처리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 더욱 투명하고 엄정한 사회적 잣대가 요구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공식적으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4세 경영 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 세대에서 흔들림없는 지배구조를 마련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 적기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정안은 삼성생명이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 당시 원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하도록 해서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될 가능성도 있다.

 

 

 

 

 

 


11만원짜리 막걸리 '롤스로이스'… 해창주조 오병인 대표

 

“막걸리는 우리가 종주국이니까 한국의 최고가 세계 최고가 되는 거죠.” 땅끝 마을 해남에 위치한 ‘해창주조장’ 오병인(59) 대표의 말이다. 최근 그는 11만원짜리 막걸리 ‘롤스로이스’를 출시했다. 막걸리가 한 병에 11만원? 자다가도 눈이 번쩍 뜨일 가격이지만 오병인 대표에게는 다 이유가 있다. “와인 종주국인 프랑스 와인은 몇 천만 원짜리도 마시면서 우리는 우리 전통주에 너무 인색해요. 왜 막걸리는 늘 1달러(약 1100원)짜리여야 하나요? 언제까지 외국인들에게 막걸리를 ‘먹을 게 없어서 주린 배를 달래던 술’ ‘막 걸러서 막 먹는 술’로만 설명해야 하죠. 이제 막걸리도 격 있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최소 100달러(약 11만2000원) 짜리 막걸리도 있어야죠. 그래서 롤스로이스를 만들었어요.”

 

서울에서 도시가스공사에 근무하며 관련 사업을 하던 오병인 대표는 2008년 해창주조장을 인수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삼산천 앞에 자리 잡은 해창주조장은 1927년 일본인에 의해 설립됐고, 해방과 함께 그가 일본으로 돌아간 후 2대, 3대 주인을 거쳐 지금의 오병인 대표가 4대 주인이 됐다. 은퇴 후 살 집을 구하려고 전국을 여행하다 40여 종의 수목이 어우러진 해창주조의 일본식 가옥과 정원이 맘에 들어 덜컥 집부터 사버렸다고 한다. 해창주조장 막걸리를 좋아해 서울에서 매번 주문해 먹었던 그는 “놀면 뭐하나” 하는 생각에 아내 박리아씨와 함께 막걸리학교를 다니며 양조를 익혔고, 지금까지 해창주조장의 맥을 잇고 있다. 현재 해창주조장에선 6도, 9도, 12도짜리 막걸리 3종을 시판 중이다. 그리고 최근 작정하고 18도짜리 롤스로이스를 내놓았다.

 

인공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계약재배한 해남 유기농 찹쌀과 맵쌀로만 빚은 롤스로이스는 덧술을 세 번 더한 사양주로 약 2개월간의 숙성 기간을 거친다. 일반적인 막걸리의 발효가 5일이면 끝나는 것에 비하면 긴 시간의 힘이 응축된 술이다. 전화주문만 받아 택배를 보내는 해창주조장은 오병인 대표와 아내 오롯이 두 사람의 힘으로만 술을 빚는다. 주문량이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에 직원을 둘 수가 없단다. 요즘은 아내가 많이 힘들어해서 양조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 2명을 아르바이트로 들였지만 여전히 반자동 기계와 함께 대부분의 과정을 손으로 한다.

 

그런데 술 이름은 왜 롤스로이스일까. “제조업계 최고의 상징”이라는 게 오병인 대표의 설명이다. 해창주조장이 생긴 게 1927년. 그래서 오랜 단골인 ‘식객’ 허영만 화백에게 부탁해 1920년대 롤스로이스를 레이블에 그려 넣었다고 한다. “술도 스토리텔링이 돼야 해요. 어디 가서 11만원짜리 막걸리를 마셨는데 이름이 롤스로이스다, 이러면 다들 그 스토리가 궁금하겠죠.” 오병인 대표의 바람대로 롤스로이스는 현재 막걸리 매니아와 전통주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사 먹어봤다” “너무 궁금해서 먹어봤다”는 후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단 일반 대중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맛’에 대한 이견은 없다. “18도임에도 그 도수가 티가 나지 않고 좋은 차를 마시는 것처럼 스르륵 목을 타고 내려간다. 술에 한 글자 더 붙어 예술이 되는 술이다”(블로거 투명한***) “우아한 단맛 한 모금에 눈이 크게 떠지는 특별한 명품”(블로거 비니**) 등의 후기가 눈에 띈다. 우리술 홍보대사이자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개그맨 정준하씨는 “유산균 덩어리를 먹는 느낌이다. 가격 이슈를 제외하고 술맛으로만 평가한다면 아주 훌륭한 맛이다. 중요한 사람들과 막걸리의 고급스러움을 이야기하며 먹고 싶은 맛”이라고 평했다. 한국식품연구원 기획본부장 김재호 박사도 “술 자체로만 판단하면 상당히 좋은 술이다. 밸런스가 좋다. 추천하고픈 술”이라고 했다.

 

문제는 패키지다. 일반 막걸리 병인 페트병을 사용한 조잡한 디자인에선 도저히 11만원의 가치를 느낄 수 없다는 게 공통 의견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술의 가격은 맛보다 가치에 비례한다. 플라스틱에, 입국(일본의 개량 누룩)에, 형편없는 디자인에, 특별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고도 11만원의 가격을 매겼을 때 소비자가 얼마나 동의할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이대형 박사도 “레이블에서 느껴지는 혼란스러움이 술 전체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평했다. 우리술 이야기 플랫폼인 ‘대동여주도’의 이지민 대표는 “막걸리의 고급화를 선도하는 막걸리가 나왔다는 건 크게 반길 일이지만 대한민국 최고가 막걸리라는 타이틀을 납득시킬 수 있는 설명과 디자인, 패키지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술의 위상을 높이는 이미지 마케팅과 단순 화제성 노이즈 마케팅 사이에서 롤스로이스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오병인 대표는 “다음 목표는 ‘찹쌀 위스키’”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20L를 증류하면 중국의 ‘수정방’보다 맛있는 60도짜리 술 딱 1병이 나옵니다. 원가를 계산해보니 1병에 300만원 가격이에요. 우리나라 600개 양조장이 다 편하고 부담 없는 가격의 술을 만드니 해창만큼은 한국의 자존심을 건 국제적 위상의 술을 만들고 싶습니다.” 11만원짜리 막걸리의 출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판단은 소비자의 몫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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