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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1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영빈관… 신년 기자회견

담바우1990 2019. 1. 11. 04:22

190111 (금)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영빈관…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신년 기자회견은 말 그대로 각본 없이 이뤄졌다. 기자회견은 기자들이 질문권을 얻기 위해 손을 들면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90여분간 진행됐다.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한 문 대통령은 "제가 직접 질문하실 기자님을 지목을 할텐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의 사회를 보며 '생방송 MC'로 데뷔한 셈이다. 보조 진행자로 나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기자 이름과 소속사 설명이나 질문 주제 변경 등 기자회견의 원활한 진행이 필요할 경우에만 개입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안보는 끝내고 민생·경제로 (질문 주제를 넘기자)", "(지역지·외신 기자 질문이 많았으니) 중앙 일간지 위주로 (질문을) 해달라"고 언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를 봤다. 문 대통령의 질문권을 얻기 위한 기자들의 '손 들기' 경쟁은 지난해 못지않게 치열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의 이름과 소속사를 호명하거나 "앞자리 오른쪽", "책 들고 있는 기자", "핸드폰 들고 있는 분" 등으로 질문자를 지명했다.


외교안보·경제민생 등 큰 주제만 나눴을 뿐 질의응답은 각본 없는 '즉문즉답'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한 기자가 '북한-미국 패키지 딜'을 위한 중재 의사를 묻자 "기자님이 방안 다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저도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덩달아 웃어보인 문 대통령은 "혹시 뭐 추가로 더 하실 말씀이 (있나)"라며 추가 질문을 유도했다. "국내 문제에 외신도 관심 있어요?"라며 외신기자의 질문을 끌어냈을 때도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경상일보 기자의 질문에는 "경상일보는 소재지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모습에 사회자가 적극 개입했던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때보다 자연스러운 소통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뉴스1 기자가 문 대통령 지지율 중 20대 남성·여성의 차이를 물으며 "20대 남성에게 해명하실 기회를 드리겠다"고 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남성 기자는 한복을 입어 관심을 모았다. 이번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약 10분을 초과해 이어졌다. 질문은 22개가 쏟아졌다. 17명의 질문이 있었던 지난해 60여분간의 기자회견 때보다 양적으로 늘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오늘 더 이상 어렵다. 장시간 수고들 하셨다"며 "처음 해본 방식이라 세련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궁금한 점들이 많이 해소가 되는 계기가 됐기를 바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을 향해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건넨 뒤 "우리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한팀이라는 생각을 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영빈관에는 춘추관 출입 내외신 기자 180여명이 자리했다. 취재진은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자리했으며, 문 대통령과의 거리는 불과 3m정도였다. 문 대통령 자리에는 별도 단상이 없었으며 문 대통령 좌석 앞에는 질문 정리를 위한 스크린이 준비됐다. 좌석 뒤 배경막과 책상에는 문구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함께 잘사는 나라'가 새겨졌다. 당초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진의 자리는 취재진 좌석 사이사이에 배치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단상 중심으로 오른쪽 맨 뒷쪽으로 별도 구역이 마련됐다.








김예령 기자, 질문 논란…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소속을 밝히지 않은 채 다소 무례해 보이는 질문 태도로 논란을 빚었던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해명에 나섰다. 김 기자는 ‘문 대통령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한 자신의 질문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자신 있다’고 답하길 바랐다”고 했다. 김예령 기자는 1월 1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SNS 메신저를 통해 가진 인터뷰에서 “무례한 의도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예령 기자는 같은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 정부의 경제 기조를 지적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를 하시는데, 그런데도 현 기조를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고 물었다. 이어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령 기자의 질문 장면이 전파를 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속이 시원한 질문”이라는 호평도 있었으나, “너무 추상적인 질문이다” “공격적인 척하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중간중간 웃음기를 띤 김예령 기자의 모습이 다소 무례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당시 김예령 기자가 질의에 앞서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아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경기방송의 김예령 기자입니다”라며 대신 소개한 것 역시 비판의 이유가 됐다.


김예령 기자는 자기소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앞선 두번의 기자회견에서도 지목받지 못해 사실상 오늘도 지목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저로서는 (지목받은 게) 뜻밖이라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이어 “제가 소속과 이름을 못 밝힐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저도 고 부대변인이 제 이름과 소속을 밝혀주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비판의 중심이 된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예령 기자는 “듣기에 따라 무례하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왜 제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대통령께 질문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금 불편하실 수 있으나 어려운 국민의 여론을 대신해 여쭙고 싶었다”며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여쭐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구체적인 질문에 (문 대통령의) 답변이 늘 한결같았기에 그냥 훅 들어간 감은 있다”며 “대통령이 ‘자신있다’고 답변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그런 답을 할 줄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기자회견 30분 내내 말씀드린 것”이라며 “필요한 보완은 얼마든지 해야겠지만 오히려 정책 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이미 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김예령 기자는 자신의 경력을 소개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춘추관에 출입했고 그때부터 쭉 나라를 걱정해 왔다”며 “문 대통령이 취임하셔서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나라와 문 대통령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질문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순화해서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며 “들으시는 분들에 따라 좋지 않은 감정이 있을 수 있겠다고 여겨지지만 각기 느끼는 게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거듭 해명했다.


논란 직후 화제가 된 동료 기자의 혹평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이날 최경영 KBS 기자는 페이스북에 “말을 모호하게 시작하니 결국 마지막 질문도 추상적이고 인상비평만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질문이 됐다”며 “조금 더 공부를 하라. 너무 쉽게 상투적인 내용으로 질문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김예령 기자는 “(최경영 기자의 비판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그 역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균형을 잃지 않고 기사를 써왔기에 크게 동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법농단 부정한 양승태… 대법 원 앞 기자회견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1월 11일 사법농단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직전 대법원에서 연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억울하다는 입장이 강하게 담겨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재판 개입 등 주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편견’ ‘선입견’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사법농단 사건이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휘하의 일부 법관들이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도 읽혔다. 40여년간 법관으로 살면서 법리에 박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향후 수사와 재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 사법농단 허구론 주장한 양승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기자회견 초반에는 일단 국민에게 사과하고, 전현직 법관들이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대해 참담하다고 밝혔다.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혔다. 뒤에서는 법원노조원들이 펼침막을 걸어놓고 양 전 대법원장을 규탄했다.


그러나 그 이후 4분 30초 가량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편견과 선입견을 배제하고 사법농단 사건을 봐달라는 문장을 세 차례나 반복해서 말했다. 대법원의 자체 조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법농단의 실체를 부정하는 주장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스스로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에서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대법원 앞 기자회견의 적절성에 대해 묻자 “편견과 선입관 없는 시선으로서 이 사건을 봐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검찰 수사에서 증거들이 나왔다’는 다른 취재진 질문에도 “제가 누차 이야기했듯이 그런 선입관을 갖지 마시기를 바란다”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답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본인의 혐의에 대해서 명확하게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 개입과 부당한 인사 불이익 등이 없었다는 지난해 6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법원 내부통신망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송모 부장판사의 인사평정 순위를 강등해 지방법원으로 전보한다는 내용이 담긴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 등을 검찰이 확보한 것과는 상반되는 주장이다. 이 문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결재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일부 사실관계는 인정하더라도 법리적으로는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 후배 법관의 과오? 유체이탈 화법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농단에 연루된 다른 법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도 보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권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있다”며 “나중에라도 만일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이를테면 법관 사찰에 대한 법원행정처 심의관의 문건 작성 등이 대법원장의 부당한 지시에 의한 게 아니라 개별 법관들 각자의 ‘직권’에 따라 이뤄진 일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형법상 직권남용죄가 적용되는 사법농단 사건은 지시자의 직권의 범위나, 지시받은 사람이 의무없는 일을 한 것인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를 놓고는 “기억나는대로 가감없이 답변하겠다”고 하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응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임종헌 전 차장 측도 앞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다수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 장소 선택부터 부적절했던 기자회견
피의자가 검찰에 출석전에 자신이 소속했던 기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일은 전례가 없다. 특히 사법농단 사건으로 인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법원 내부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때문에 평소보다 다소 늦은 오전 9시50분쯤 대법원 청사로 출근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그 외에 다른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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