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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4 안개지역

담바우1990 2017. 2. 14. 07:51

안개지역 / 배한봉

 

습기찬 바람 속에 나는 서 있다

욕망과 어리석음으로 뒤엉킨,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다리 위에 나는 서 있다

눈 뜨면 안개 뿐인 이곳을

사람들은 희망을 노래하며 건너갔다

절망하면 불안 때문에 발을 헛딛게 되니까

산다는 것은 안개와 같으니까

가끔씩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싸움과 슬픔에 지친 마음들끼리 술 마시면서

주먹을 펴면 차가운 바람들만 스칠 뿐인 이곳을

나도 이제 희망을 노래하며 지나가려 한다

세계는 슬몃 태양을 밀어올리고

갓 깨어난 새들이 날아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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